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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학예회 후기

 

이번 학예회는 여느 학예회 보다는 아주 많이 특별했다.

학예회를 준비하면서 경험한 것들이 아주 많았기 때문이다.

독일 브레멘 한국학교가 35주년이 되는 해를 기념하고 싶었다. 재외동포 재단에 맞춤형 지원 사업을 신청하였다. 신청해 본 경험이 없었던 지라 모든 프로그램을 하나로 신청해버렸다. 맞춤형 지원 사업에 선정이 되었으나 선정된 사업은 학교에서 더이상 진행할 수 없는 프로그램이었다. 사업을 포기했다. 35주년 학예회는 우리 학교 만의 힘으로 진행해야 했다.

 

2017년 학예회를 이후로 브레멘에 예술가 김희철 선생님을 알게 되었다. 김희철 선생님은 80년대에 브레멘 예술대학으로 유학을 오셨다. 초기엔 브레멘 한국학교 교사도 하셨다. 브레멘 한국학교를 만드신 이광택 교수님과도 인연이 깊었다.

선생님을 알게 된 건 이광택 교수님 덕이었다. 김희철 선생님은 90 년대 2000년초에 활발하게 활동 하셨다. 선생님은 브레멘 미술관 반 고호 전시회에 화가 이셨으며 동서양 음악을 조화롭게 섞어 브레멘에 알리는 음악가 셨다. 그렇게 활발하게 활동하시던  선생님은 2010년대 초부터 투병중이셨다.   내가 선생님을 알게 되었을 때는 많이 힘드신 시기였다고 했다. 몸은 많이 힘드셨겠지만 정신은 여전히 작업 중인 예술가였다. 나에게 이렇게 저렇게 해보라고 끊임없이 제안하셨고 상황이 되지 않는다는 나의 대답에 비난도 하셨다. 의지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런 선생님에게 브레멘 한국학교 교가를 만들어 주세요라고 했다. 20181월 나에게 8페이지나 되는 브레멘 한국학교 교가가 도착했다. 무척이나 기뻤다. 9월에 있을 35주년 학예회에서 연주하는 모습을 선생님께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때까지 건강하셔야 된다고 했다. 20183월 초 선생님이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다.

 

학예회 날짜를 정해야 했다. 마침 이광택 교수님이 참석하는 유럽세미나가 올해는 9월 초에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있다고 하셨다.  아이들 학예회 준비때문에 한국학교 선생님들께 이야기했더니 준비가 조금 빠듯 하긴 하지만 못할 것도 아니고 교수님이 오신다는데 큰 의미를 두자고 하며 9월 초 학예회에 동의하셨다.

 

나는 학예회 장소를 물색해야 했다. 학교 사정상 너무 비싸도 안 되고 피아노가 있는 공간이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매일 회사를 가면서 지나가는 좋아 보이는 공간이 발견되었다. 독일 적십자사에서 노인 분들을 위해 운영하는 만남의 장소였다. 내내 지나다니며 보다가 문을 두드렸다. 거절에 많이 두려웠지만 해보지도 않고 포기할 순 없었다. 나의 메일에 담당자가 통화를 하자고 제안했다. 나는 무작정 찾아갔다. 담당자는 매우 유쾌 했고 친절했다. 35주년 학예회에 대해 설명하니 같이 기뻐해줬다. 담당자는 자기가 도와줄 것이 없냐 고도 물었다. 임대료도 깜짝 놀랄 만큼 저렴했다. 공간을 다른 사람들에게 빌려주는 일이 자주 있지는 않다고 했다.

그렇게 공간은 해결이 되었다.

 

프로그램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교가가 쉽진 않았다. 8페이지가 되는 악보를 아이들과 부를 수 있을까 매일 고민하였지만 음악에 까막눈인 나는 뭘 어떻게 해야할지 정말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저 한숨만 쉴 수 밖에... 방학이 끝나 새 학기가 되고 신입생이 들어왔다. 신입생의 어머니는 음악 전문가 셨다. 학교 교가 이야기를 듣고 나서 악보를 보고 싶다고 하셨다. 악보를 보시고는 연구해 보겠다고 하셨다.

노래가 어렵진 않지만 학교 아이들과 부르기엔 조금 부담스럽겠다고 하셨다. 처음과 끝을 부르고 중간은 활동으로 대체하는 것이 어떨까 제안하셨다. 너무 좋은 아이디어에 감사 감사를 드렸다. „우리 함께 도둑을 몰아내요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밤새 5번의 갈아타야 하는 기차로 브레멘에 오시는 이광택 선생님이 김희철 선생님의 유작인 교가를 듣고 싶어 오신다는 성악가 Spier씨와 듀엣을 부르고 싶다고 연락하셨다. 피아노도 있고 멋진 피아니스트도 준비되어 있으니 모든게 완벽했다.

 

성인반 아니카씨는 친구들과 블랙핑크의 불장난에 맞춰 춤을 선보였다. 아니카씨와 친구들은 스스로 찾아와줘 무대를 채워주었다. 


초대 손님들도 많은 공을 들였다. 한 달 전부터 초대장을 보내기 시작했다. 작년에 정관을 새로 만들어주신 변호사께도 연락을 드렸다. 개인 용무때문에 브레멘에 없어 참석할 수 없어 매우 아쉽다는 길고 긴 메일을 보내주셨다. 


살다보면 좋은 인연도 나쁜 인연도 되기 마련이다. 좋은 인연은 좋은 인연대로 나쁜 인연은 나쁜인연대로 자연스럽게 지나가야 한다는 걸 브레멘 교장을 하면서 배웠다. 노력이야 하겠지만 모든 것은 자연이 원하는 대로 두는 것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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