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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교이야기/2019년 이야기

두근 두근

미니닥스 2019. 8. 19. 12:02

한글학교 교장을 3년째 하고 있지만 매번 느끼는 것은 누굴 언제 만나느냐도 참 중요하다. 

우리 한글 학교 아이들은 지금 빌려쓰는 초등학교의 식당 한쪽에서 수업을 받고 있다.  오랫동안 그렇게 밖에 수업하지 못하는 상황에 뭐라도 하고 싶었지만 할 수가 없었다. 누구에게 문의해야 하는지도 몰랐고 혹시나 해 문의를 해 봤을 때는 받지 못한 답장이 허다했다. 

 

한국사람이 아닌 학생들이 한국어와 문화를 배우고 싶다고 연락해 왔을 때는 미안하다는 답장만 보낼 수 있었다. 교실을 늘릴 수도 상황도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중 올해 초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학생이 시범수업을 들으러 왔었다. 한글학교에서 유일하게 진행되는 성인반 수업에는 수준이 맞지 않아 아쉬워했었다. 그 학생이 교수님께 혹시 문의를 해보겠다고 했다. 물론 답장을 받진 못했지만 그 학생의 도전에 나역시 힘을 얻어 여기저기 메일을 다시 한번 더 뿌리기 시작했다. 

 

그러던 와중 유일한 긍정적인 답장이 브레멘 시민대학 VHS Dr. Schoefer 사장님께로부터 도착했다. 면담일정이 잡히고 여름방학이 그렇게 지나갔다. 

 

오늘이 그 중요한 면담날이었다. 방학전 면담이 잡혔으니 6주도 넘은 기간동안 참 고민을 많이 했다. 

프리젠테이션이라도 준비해야하는 건 아닌지 분명 임대료를 달라고 할텐데 얼마나 우리가 줄수 있는지도 생각해야했다. 너무 많이 달라고 하면 결국 이사를 포기하는 수 밖에... 등등등... 

 

회사에서 잠깐 짬을 내 면담을 가는 도중에도 마음이 참 어려웠다. 그리고 많이 두군거렸다. 

 

다행히 나는 혼자이진 않았다. 재무인 미나씨와 함께였으니 든든했다. Dr. Schoefer 는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학교에 대해서 소개를 했고 그녀는 우리가 어떤 이유에서 그 자리에 있는건지 잘 알고 있었다. 그러면서 즉석에서 지금 한글학교와 멀리 떨어져있지 않은 VHS 사장님과 통화를 시켜주었다. 

 

할일을 안겨다준 우리에게 기쁜 마음으로 함께 같이 일하자고 말해주었다.  눈물이 핑 돌았다. 그간 머리속으로만 늘 상상할 수 있었던 한글 수업은 물론이고 어쩌면 아이들과 함께하는 사물놀이 수업까지도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한국어로 꽥꽥 노래를 불러도 아무도 눈치보는 상황없이 즐거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자랑스러워하는 우리 문화를 작게는 우리가 보고 느낄 수 있는 자리가 생기며 크게는 그런 문화를 소개 시킬 수 있는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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