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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제작년부터 아우스빌둥이란 것을 하고 있습니다. 아우스빌둥이라는 것은 한국에서는 직업훈련으로 알려져 있지요. 한국학교 교장도 교장이지만 이건 제 직업이 아닙니다. 봉사입니다. 

오늘 졸업 필기시험을 보았습니다.  졸업 필기시험은 같은 분야에 있는 전국에 모든 학생들이 한날 한시에 치는 시험입니다. 공식적인 국가시험인거죠. 물론 참여인원은 비슷한 분야의 직업군인지라 그다지 많진 않습니다. 제가 사는 브레멘 지역에선 삼사백명 정도일까 싶네요.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여튼 한국에 수능시험까진 아니라는거죠. 

시험의 형식은 이론시험 1(90분), 이론시험2(90분) 그리고 사회경제(60분)으로 아침 8시에 시작한 시험은 13시면 끝이 납니다. 시험은 베루프슐레(직업학교)에서 치루어집니다. 

시험을 등록하면 초대장이 편지로 도착합니다. 초대장을 가지고 신분증과 함께 시험장으로 7시 45분까지 도착하라고 초대장에 안내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집에서 오늘 7시에 나섰습니다. 

가는길에 먹을 것도 좀 사고 학교에 도착하니 7시 20분이었습니다. 같이 공부하는 동료들과 문앞에서 만나 이야길 나누다가 40분쯤 슬슬 시험교실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시험을 보는 장소는 119호 문이 굳게 잠겨져 있습니다. 교실앞은 다른 교실에서 시험보는 친구들로 북적거립니다. 

8시에 시험이 시작된다는 말은 독일에선 교실 문을 열어줄 교사(시험감독관)이 8시에 도착한다는 말입니다. 물론 2분 3분 늦을수도 있죠. 커피잔을 또는 이것저것 챙기다보면 말이죠. 교사가 문을 열어주면 시험을 볼수있게 정렬된 책상은 보이질 않습니다. 어제 수업하고 간 그대로죠. 그럼 옆사람과의 간격을 위해 조금조금 여유를 가지고 앞자리에도 오고 하라고 책상을 옮겨달라고 감독관이 부탁을 합니다. 한 교실에서 시험보는 사람들은 22명이었고 감독관은 한명이었습니다. 그렇게 시험 볼 수 있는 환경, 자리배치를 합니다. 

 

그런 후 교사는 시험문제지를 나눠줍니다. 시작하라고 이야기하죠. 그러면서 안내를 합니다. 뭘 하면 안대는지 어떻게 되는지.. 이건 선생님에 따라 다릅니다. 말하는걸 좋아하는 선생님이라면 더 늦어지겠죠. 여튼 시험은 8시에 시작해서 90분 10시 30분에 정확하게 끝나게 됩니다. 

 

우리 시험보는 교실앞에는 컴퓨터 실습실이 있었는데 그날 수업이 있던건지 어떤건지 시험 시간 내내 학생들의 이야기소리가 계속 들려왔습니다. 저는 사실 카페테리아(학교식당)이 옆에 있는지 알았어요. 여튼 중요한건 시험을 보는거니까 그다지 신경이 쓰이지만 계속 시험에 집중합니다. 사실 첫번째 시간은 시간이 많이 부족합니다. 시간이 다 되었다는 교사의 말을 듣고도 막판까지 뭔가를 썼으니까요. 

 

시험이 끝나면 모든 학생들은 교실을 떠나야 합니다. 선생님이 교실을 떠나면서 문을 잠그고 완성된 답안을 시험센터에 제출하러 가시고 그사이 학생들은 복도에 세워집니다. 그렇게 30분을 보냅니다. 

 

10시가 되면 같은 선생님이 또 옵니다. 두번째 시간은 그래도 좀 경험을 했다고 별말없이 1시에 시험지를 나눠주십니다. 이번엔 뒤에서부터 나눠주시네요.  시험을 보고 있는데 컴퓨터 실습실에서 떠는 소리는 점점 높아집니다. 게다가 실습실과 연결된 문을 열기까지 합니다. 결국 같이 시험보던 한 학생의 항의로 감독관은 주의를 시킵니다. 그렇게 11시 30분까지 시험을 봅니다. 

시험이 끝나면 마찬가지로 교실을 떠나야하고 시험감독관은 교실문을 잠근채 시험지를 제출하러 센터에 갑니다. 

 

12시가 되었습니다. 여전히 같은 선생님이 오십니다. 마지막 과제는 경제, 사회분야로 나머지 두분야와 다르게 객관식들입니다. 시험은 60분이긴 하지만 시험이 끝나면 (독일학생들에겐 생활인지라 쉽게 끝냅니다.) 교실을 떠나도 괜찮습니다. 경제 사회분야의 시험에는 주로 내가 언제 퇴직서를 내야하는건지 내가 다치면 어떤 사회보장제도가 도와주는건지 등등 직업과 관련된 경제, 사회분야에 관한 질문입니다. 

 

선생님은 시험지를 나눠주시고 일을 시작하시네요. 그리고 사과를 먹기 시작합니다. 저는 시험이 시작 후 45분쯤 지나서 모든 질문에 대답을 할 수 있었는데요 뒤를 보니 저말고도 두사람이 더 남았습니다. 막 정리를 하려던 참이었나봅니다. 시험지를 다 걷은 선생님께서는 남은 학생들에게 부탁을 하네요. 책상을 처음상태로 돌려달라고 말이죠. 책상정리를 끝내고 집으로 갈수 있었습니다. 

 

독일어 시험을 보기도 했고 독일 대학에서 시험을 보기도 했지만 뭔가 공식적인 시험은 게다가 국가시험은 이것이 처음이었습니다. 물론 수능과 비교할 건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나라는 참 수험생에게 너무 친절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주후에 구술시험이 있어 바로 준비를 시작합니다. 이게 끝은 아니지만 보고서 이후 뭔가를 또 끝냈다는 생각에 홀가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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