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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참 평균 이하의 엄마다. 평균 이하라는 것은 무척이나 게으르고 무척이나 귀찮아한다. 


그럼에도 아이들은 평균이 되길 기대하는 참 도둑놈 심보의 엄마다. 

여기서 말하는 평균이란... 아이들에게 기대하는 평균이란.. 

적어도 자기 기분을 표현할 수 있었으면 하고 상대방의 기분을 이해할 수 있으면 한다. 

다문화 가정의 아이로 현지어에 더 익숙 하긴 하지만 그래도 한국에 계시는 내 부모님과 대화하기를 기대한다.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안부를 물을 줄 알고 자기가 필요한 걸 말할 수 있으면 한다.

이런 것들이 별거 아닌 것 같아 보여도 나는 평균 이하의 엄마이므로 별거가 되버렸다. 


게다가 나는 몇몇 부모님들이 할 수 있는 것을 할 수 없다. 예를 들면 3개월간, 한달간 아이들만 한국에 데리고 갈 만한 상황이 되지 않는다. 

돈도 없고 시간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나는 주변에 있는 것들을 잘 활용하고자 노력한다. 

아이들의 한국어교육은 그런 이유로 한글학교를 이용한다. 


나는 절대 가르쳐줄 수 없는 것들을 한글학교 선생님들은 참 잘 가르쳐준다. 새해 세배하는 법이라던가, 어른들께 배꼽인사 하는 법이라던가, 무엇을 받으면 감사를 표한다던가, 가게에 들어갈 때 인사를 한다던가.. 내가 이야기하면 귓등으로도 안듣는 이야기들을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이야기하면 법이 되버린다. 참 좋지 아니한가.. 아이들과 싸울 필요가 전혀 없다. 


뭘 시작하면 꾸준히 끝을 보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걸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물론 자기와 안맞고 힘든 일들은 괴롭게 할 필요가 없다. 스스로를 괴롭게 만드는 것들은 할 필요가 없다. 그렇지만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그것도 엄마나라의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꼭 하게 해주고 싶다. 아직 아이들이 뭔가 스스로  결정 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커다란 엄마의 꿈때문에 아이들은 한글학교에 다니기 시작했지만 평균이하의 게으른 엄마가 제대로 한글학교에 애들을 보낼 수 있을까 고민을 한다. 

이런 경우 약간의 강제력(책임감)이 필요하다. 이에 교장이라는 자리를 덥석 물은 거다.... 그런 마음으로 물은 자리는 내가 생각한 책임감보다 더 큰 책임감을 요구한다.  Selbst verdi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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